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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인터뷰] 한태준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장 "유럽 공교육 기반 연구중심 교육… 한국 고등교육 새 표준 제시"

등록일
2024-04-09
조회수
542

[와이드 인터뷰] 한태준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장
"유럽 공교육 기반 연구중심 교육… 한국 고등교육 새 표준 제시"

 

 

겐트대학교는 1817년 설립된 벨기에 대학으로 생명공학분야에서 세계 30위권이고, 수의학과는 세계 1위에 위치할 정도로 저명하다.

 

2022년도에는 유럽 최대규모의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유럽연구위원회 호라이즌유로펀드의 TOP 3 참가 기관으로 선정됐으며, 누적 수주프로젝트 100건을 달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을 입증했다.

 

2023년 QS 세계대학평가 농림업 분야(Agriculture & Forestry)는 세계 7위로, 국제공동연구력 99.7점, 논문영향력 93.9점, 논문당 피인용수 90점의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겐트대는 유럽 최상위 생명공학연구소인 플랑드르생명공학연구소(Flanders Institute for Biotechnology)와 유럽 스마트팜을 선도하는 벨기에 농업원예연구소(Inagro Agrotopia)의 리빙랩을 통해 최신의 실증연구와 기술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의 인천 송도국제도시엔 겐트대 글로벌캠퍼스가 있다. 이곳을 이끌고 있는 한태준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총장을 통해 비전을 들어보자.

 

한 총장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의 장점으로 2014년 분자생명공학과와 환경공학과, 식품공학과 학부과정을 개설했다는 점을 들며, 유럽 공교육을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수학, 과학 STEM 교육, 엄격한 학사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인재 양성 취지에 맞게 모든 강의가 영어로 이루어진다며, 이론과 실습 교육간의 비율이 50 대 50으로 구성되는 등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는 연구중심 학부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에 맞는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을 필수로 이수해 바이오융합 인재로 육성된다"며 "240학점의 졸업학점을 이수한 졸업생들은 영국의 임페리얼컬리지, UCL, 스위스의 취리히공대, 로잔연방공대 등의 명문대학원에 진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한미약품 등 유수 바이오기업에 취업하고 있다"며 "2023년 기준 누적 취업률이 94%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 총장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에 식물생명공학과 식품화학기술, 환경에너지, 바이오데이터, 바이오의학 등 5개 연구센터를 설립해 다양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물생명공학 연구센터가 진행하는 연구의 경우 분자 생물학에서 환경·농업 응용에 이르기까지 식물 과학의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식물 기반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식품화학기술 센터의 목표는 식품기술과 식품화학, 식품미생물학 연구 분야에 기여하는 것으로, 연구주제가 식품 내 미세플라스틱, 알레르기 유발물질, 과일 및 채소에 대한 항균 전략 등에 대한 것이라고 한 총장은 전했다.

 

한 총장은 "학생들이 학계 및 R&D 분야, 식품 생산 분야, 식품 과학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과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환경에너지 연구센터의 경우 차세대 고급 기능 장치 및 프로세스를 위한 신소재와 나노 개발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데이터 센터는 생명공학 데이터의 예측 분석 및 시각화 등을 연구하며 바이오와 IT의 융합을 통한 빅데이터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바이오의학 센터는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와 진단 접근법, 백신 전략에 대해 연구한다"고 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 학생들은 졸업을 위한 이수 학점이 240학점이고, 전공선택이 3학년 때 이루어지며, 4학년 때 본교에 가서 대학원 과목을 수강해야 한다.

 

따라서 한 총장은 학부과정 공부량이 국내 대학보다 많고, 전공선택 전에 다양한 학과목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그는 학부 수준을 벗어나는 대학원과 목을 통과하기 위해 학생들은 밤낮없이 공부에 전념하게 된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한 총장은 "학부모님들 표현에 의하면 학생들이 고등학교 3학년 때보다 더 많이 공부하는 것 같다고 한다"며 "주변 대학과 글로벌 캠퍼스 재단에서도 겐트대 학생들을 좋은 의미에서 ‘공붓벌레’라고 칭할 정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수업이 모두 끝난 밤에 재학생 선배가 진행하는 튜터프로그램을 듣기 위해 학생들이 강의실을 꽉 채우고 있다"며 "우리 학교 건물 내에서만 목격할 수 있는 특별한 광경으로, 공부 열기가 낮보다 더 뜨겁게 느껴질 정도이다"고 말했다.

 

이어 "선배들이 자신이 경험한 공부법과 유용한 팁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전달해주고, 동기들끼리도 서로 알고 있는 지식을 공유하는데 거리낌이 없다"며 "모든 성적이 절대평가이다 보니 학생들끼리 경쟁하는게 아니라 유일한 경쟁상대를 자기 자신으로 여긴다. 서로 협동하고 도와주고 격려하는 풍토가 세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는 올해부터 우수 국제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중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국가를 타겟으로 학생모집전략을 세우고 있다.

 

홍보를 통해 직접적으로 학생을 모집하고, 각 타겟국가의 대표적인 대학과의 공동연구·교류를 통해 간접적인 학생모집을 하는 ‘양방향 접근방식’으로 국제학생을 유치할 계획이다.

 

한 총장은 "중국학생들은 본교를 포함한 유럽대학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한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며 "겐트대의 본교 플랫폼과 우리 학교 학생모집팀의 협업으로, 중국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총장은 겐트대가 지향하는 좌우명으로 ‘평범한 것을 거부하고, 평범해지는 것을 거부하고, 과감하게 생각하고 뜻을 높이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장은 안주하는 것이 쉽지만 그 어떤 새로운 것도 창조할 수 없다며, 겐트대 학생들이 눈앞에 닥치는 어떤 난관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부각했다.

 

그는 "우리 학생들은 오히려 그 파도를 타고 더 높고, 더 가치있는 목표를 향해 과감하게 전진한다"며 "새로운 길을 열고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해가는 인재들이라고 자부한다"고 했다.

 

그는 "참된 성공은 경쟁이 아닌 서로를 도움으로써 성취되고, 진정한 행복은 독식이 아닌 나눔에서 확대될 수 있다"며 "겐트대 학생들은 과감한 도전을 즐기며 미래를 개척하면서도, ‘나’만이 아닌 ‘우리’가 함께 누리는 행복한 사회와 세상을 만들어갈 영웅들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총장은 이번 2024학년도 봄학기 신입생들을 향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히스토리 메이커’가 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에게 일독을 권하는 책 중에 ‘꽃들에게 희망을 (Hope for the Flowers)’라는 책이 있다고 언급하며, 책 내용 중 무리를 지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꼭대기를 향해 끝없이 기둥을 오르는 애벌레들이 등장한다고 전했다.

 

한 총장은 ‘톰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한 소절인 ‘There are many ways to paint a fence’도 언급하며, 겐트대 글로벌캠퍼스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얼마나 다양하고 많은지를 안내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장은 "나비가 자유롭게 식물사이를 날아다니며 수분활동(Pollination)을 통해 각양각색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데 도움을 준다"며 "학생들이 세상 위로 날아올라 이웃과 사회와 국가와 세계에서 아름다운 결실을 이루어 내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한 총장은 겐트대 글로벌캠퍼스가 잠재적으로 한국의 고등 교육 환경을 혁신하는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겐트대 글로벌캠퍼스가 개방형 입학과 유연한 전공 선택, 엄격한 학업 요건, 지원적인 튜터링 시스템, 실용적인 학습 접근법, 성공적인 인턴십 프로그램 등을 갖춘 모델을 갖고 있기에 한국 대학들이 영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총장은 "대학이 혁신적이고 엄격한 교육방식을 수용하면 학생들의 경우 현대 사회의 복잡성에 더 잘 대비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 숙련되고 적응력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본연의 의무를 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대학이 적어도 이런 정도의 체질변화를 한다면 연쇄적으로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유치원 교육까지 완전한 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야간버스를 타고 학원으로 향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피곤한 여정이 과거의 이야기가 되는 대한민국을 상상해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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